할머니 안녕하세요
어렸을때 기억이 나네요. 할머니 집에서 할게 없어서 파리를 몇십마리씩 잡고,
할머니 집에 그 촌냄새는 어찌나 독한지 어렸을때 저에게는 할머니집이 너무 가기 싫었었지요.
그런데도 할머니께서는 매일 저를 반겨 주시고 집에 갈때는 꼭 주머니에 맛있는거 사먹으라고는
용돈을 넣어 주시곤 하셨죠. 설날이나 추석때 제사를 지낼때도 제가 제일 절을 잘한다며 이쁘다고
그러셨는데 이제는 더이상 들을수 없는 말이 되어 버렸네요.
할머니가 해준 김치 매년 잘 먹었었는데 할머니가 편찮으시고 난 이후로는 김치도 사먹게 되었습니다.
종갓집 갓김치는 맛이 없어요... 그래서 이제 돈주고 김치를 사먹지는 않아요 할머니가 해준 김치가 그립습니다
입관식을 할때 마지막으로 할머니를 보았습니다. 제가 알던 그 모습이 아니더라구요
사실 좀 겁이 났습니다. 할머니의 손목을 만질때도, 한마디 하라고 할때도 차마 말이 입에서 나오지가 않더라구요..
할머니에게 좋은 곳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그 말이 속에서만 맴돌더라구요
죄송합니다 할머니,,, 할머니는 저를 사랑으로 대해 주셨는데 이런 손자를 용서해주세요
그래도 화장하기 전에는 말이 나오더라구요 "할머니 좋은곳으로 가세요"
제 맘이 할머니에게 꼭 전해졌을거라 믿습니다 아시죠 할머니? 사랑합니다
할머니, 할머니 집 뒷산에 나무들이 어렸을때는 마냥 무섭고 촌동네 숲속에 온것만 같았어요.
그런데 할머니 집 앞마당에서 제사지내면서 보니 너무 예뻐 보이더라구요. 할머니도 보셨죠? 바람에 나무들이 흔들리는게..
나이를 먹는게 이런 건가 봐요. 할머니 집앞에서 할머니 생각에 눈물이 많이 났습니다.
지금쯤이면 할아버지랑 같이 손잡고 좋은곳 가 계시겠네요
하늘에서 취직 준비하는 손자 잘될수 있게 용기를 주세요
지켜봐 주실거죠? 아빠랑 할머니 좋아하시는 사브레 들고 찾아뵐께요.
사랑합니다 할머니 이제 편히 쉬세요.
